[TV토론]교육 개혁 공방

  • 입력 2002년 12월 17일 02시 43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지방대 집중 육성 △대입수학능력시험 2회 이상 실시 △고교평준화 기조 유지 등 일부 구체적 교육정책에 대해선 비슷한 입장이었으나, 교육 개혁에 대한 근본인식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 후보는 “현 정부의 가장 실패한 분야가 교육 개혁”이라고 비판한 반면, 노 후보는 “그 기조는 유지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제도 개선과 대학입시 자율화〓이 후보는 “현행 대입제도는 줄 세우기에 따라 순위를 정하는 것”이라며 “컴퓨터 하나만 잘해도 그 분야의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07년까지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되, 학부모와 수험생에게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고하면서 단계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 후보는 “입시제도를 자주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수능을 보완하되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며 “입시 경쟁은 학벌 위주의 사회와 대학 서열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학벌 사회를 실력사회로 바꾸고, 대학 서열화를 개선하고 입시제도를 다양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고교 평준화와 자립형 사립고〓고교 평준화에 대해 이 후보는 “그 틀을 유지하되, 공교육을 정상화해 고교 평준화가 하향 평준화가 아닌 상향 평준화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노 후보는 “고교 평준화는 학생들이 과열 입시경쟁으로 고통받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에 시달리는 왜곡된 교육 환경을 시정하려는 것”이라며 그 유지를 더욱 강하게 주장했다.

노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의 ‘귀족 학교화’ 우려에 대해 “자립형 사립고는 6개가 시범실시 중인데 돈 많은 사람만 다님으로써 신분이 세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이 후보도 “선발되는 학생 중 30%는 서민층 자녀에게 할당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방대학 육성 방안〓이 후보는 “서울대 같은 특정 대학만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게 아니고, 지방 권역별로 초일류 특성화 대학을 만들어 산학 연대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공직 채용시 지방대 출신자에 대한 인재 할당제를 실시하고, 연구개발 예산 중 1조2000억원이 대학으로 지원되는데 그것을 2, 3배 늘려 주로 지방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우리 교육 문제는 극심한 불평등과 학벌 세습에 있다”며 △수능시험 폐지 및 대입자격시험 신설 △대학 평준화 △부유세 걷어 고교 및 대학 무상교육 실시 같은 파격적 교육정책을 소개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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