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鄭 TV토론]장외 공방전, 선관위 ＂李후보 비난 자제를＂

두 후보의 단일화 토론회가 열린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는 양당 관계자의 장외 응원전도 치열했다.

○…민주당 의원 10여명은 토론회가 열린 스튜디오 바로 옆 대기실에서 TV를 시청하며 노 후보에겐 응원을, 정 후보에겐 야유를 보냈다.

노 후보가 초반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자 이미경(李美卿) 선대위 대변인은 “심각한 표정 짓지 말고, 웃으면서 하세요”라고 응원을 보냈다. 또 신계륜(申溪輪) 후보비서실장은 노 후보가 초반에 수세에 몰리는 듯하자 답답해 하다가 그가 ‘DJ 차별화’에 대한 입장을 솔직히 밝히자 “드디어 (입이) 풀렸어”라며 박수를 보냈다.

김한길 미디어 본부장은 정 후보가 정해진 답변 시간을 넘기자 당 관계자를 불러 “프로듀서와 사회자에게 가서 강력히 항의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하기도 했다.

○…방송회관 3층에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토론을 지켜본 국민통합21측 관계자들은 “정 후보가 공격적으로 노 후보를 잘 밀어붙이고 있다”며 기세를 올렸다.

이철(李哲) 조직위원장은 “특히 노 후보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관련 발언을 상세하게 조목조목 캐묻는 것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정 후보가 작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가 현대그룹 ‘4억달러 대북 비밀 지원설’과 관련된 노 후보의 질문에 “어느 주간지를 보셨나요”라고 되묻자 조남풍(趙南豊) 안보위원장 등은 “그렇지”라며 박장대소했다.

‘통합21측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합의된 여론조사 세부 항목을 번복했다’는 노 후보의 주장에 대해 박진원(朴進遠) 대선기획단장 등은 “야, 거짓말하지 마라”며 야유를 보냈다.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되는 이유’를 말하며 이 후보에 대한 비난 공세를 퍼부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즉석 경고를 받았다.

임좌순(任左淳) 선관위 사무총장은 양당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 후보에 대한 비난은 선거법 위반이니,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사회자가 이를 토론회 중간에 양 후보에게 알리기도 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