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단협-자민련 '통합신당' 솔솔

  • 입력 2002년 11월 8일 00시 24분


민주당 탈당 의원들과 자민련이 손을 잡을 것인가.

대통령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 중 일부가 ‘단일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신당 결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자민련 몇몇 의원들이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나서는 등 정치권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경기 충청권의 일부 탈당파 의원들은 애초부터 “노무현(盧武鉉) 후보와는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후보단일화 자체보다는 ‘제3의 길’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들은 단일화가 안 될 경우 민주당 중도 세력 상당수도 신당에 합류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노 후보를 고립시키는 통합신당 결성이 가능하다고 계산하고 있다.

요컨대 통합신당을 결성해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와 연대하든지, 당 대 당 통합을 하는 방법으로 올 대선에 임하고 차기 총선에 대비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또 탈당 의원들 배후에는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 민주당 내 비노(非盧)-반노(反盧) 성향의 중진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인제 의원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등은 신당 구상에 상당한 교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JP가 이날 자민련 내 대표적인 친(親)한나라당 성향이었던 오장섭(吳長燮) 사무총장을 전격 경질한 데서도 자민련을 고수하려는 JP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후단협 공동대표인 김원길(金元吉) 의원은 이 같은 기류를 감지하고 “후단협은 단일화를 압박하는 선에 머물러야 한다. 독자신당 추진은 결국 ‘중부권신당’을 하자는 것이며 거기에는 동참할 수 없다”며 후단협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단일화 추진작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기본적으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에게 큰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은 자민련 정서를 감안하면, 반창(反昌) 입장인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과 손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있다. 따라서 자민련의 경우 11일 의총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지면, 오장섭 의원을 포함한 일부 친한나라당 성향의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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