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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1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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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부친 홍규(弘圭)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영안실에서는 1일 하루내내 배달된 조화(弔花)를 즉석에서 폐기처분하느라 몸살을 치렀다.
이 후보측은 31일 "대통령과 3부요인이 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화환을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어제 밤 늦게부터 배달되기 시작한 조화는 1일 오후까지 300개가 넘었다.
이날 조화를 싣고 온 운반차량들은 병원에 들어서자 마자 모두 별도의 지하소각장으로 안내됐다. 소각장에서는 보낸 사람의 인적사항이 적힌 '검은 리본'만을 떼어내 이 후보측으로 건넸고, 물기가 채 가시지 않았던 꽃들은 즉석에서 파쇄됐다. 화환 1개당 소비자가격이 10만원선임을 감안하면 3000만원이 하룻밤새 '증발'된 셈이다.
영안실 관리인은 "정치인이 보낸 것은 많지 않았고, 'XX건설' 'OO투자' 등 기업체 대표들이 보낸 것이 80%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조용히 장을 치르겠다는 (후보자의) 뜻이 강해 꽃을 하나하나 진열할 수도 없었고,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