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매제 '실세중 실세' 사법-검찰-공안기관 관장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8시 47분


26일 서울에 오는 북한 경제시찰단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장성택(張成澤)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장 제1부부장은 북한 권력의 총본산인 당 조직지도부내에서도 사법·검찰·공안기관을 관장하는 실세중의 실세.

김 위원장이 경제 문제와 거리가 먼 그를 경제시찰단에 포함시킨 것도 남한 경제의 실상을 여과없이 보고할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4월 방북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갈 텐데 잘 좀 해 달라”고 말했었다. 장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특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이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1946년 강원도 천내군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장 제1부부장은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정치경제학과 재학 중 동기생인 김경희 부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72년 당 조직지도부 과장을 거쳐 81년 당 청년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부부장·제1부부장(85) 및 부장(89)을 역임했으며 94년부터 현직에서 일하고 있다.

80년대 들어 잠시 부인과 별거를 하기도 했으나 그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임은 여전하다는 게 북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워낙 친화적이고 겸손한 성품에다 다재다능해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몰린다는 평. 이 때문에 그가 경제시찰단장으로 온다는 얘기도 있었고, 일본언론들은 그가 김 위원장의 방한문제에 대한 ‘모종의 임무’를 띠고 한국에 올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 핵문제가 새로 제기된 요즘 그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조명균(趙明均)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북측은 협의과정에서 ‘골고루 보고 싶다’‘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설을 보여달라’는 주문을 했다”며 “이들이 왔다갔다고 바로 변화가 오지는 않겠지만 앞으로의 남북경협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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