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나라 ‘정몽준 때리기’ 협공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9시 04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협공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를 위협하는 정 의원을 견제해야 하는 필요성에서, 민주당은 2위 자리 탈환을 위해 정 의원을 끌어내려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2일 정 의원에 대해 파상공세를 펼쳤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정 의원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민주당 ‘후단협’의 집단 탈당이 주춤거리는 것은 4자 연대가 국민적 명분이 없고 통합신당이 ‘위장 DJ당’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당 창당에 차질이 생기고 본격 검증이 시작되는 11월 초에는 2, 3위의 지지도 순위가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도 “정 의원이 금강산관광 중단을 포함한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것은 현대가 금강산사업과 현금지원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것을 정 의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정 의원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도 정 의원의 대북정책이 ‘온탕’과 ‘냉탕’을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만수(金晩洙) 부대변인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남북정책조차 갈팡질팡하는 것은 국민을 불행에 빠뜨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양당의 공세에 대해 정 의원은 이날 전주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노무현 후보가 국민화합을 위해서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한나라당의 ‘DJ 신당’공세에 대해서도 “그들은 이렇게 하면 여론 조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5, 6공 때 배워먹은 수법 아니냐”며 “이런 거짓말은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도 민주당이 자신의 ‘국민통합 21’ 합류에 대해 ‘배후설’을 주장한 데 대해 “노 후보가 후보단일화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탈당을 고심케 한 점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라며 노 후보를 비난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