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 데스플레인스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 김씨는 1.5∼1.8m 높이의 유엔본부 담을 뛰어넘어 구내로 들어가 허공을 향해 리볼버권총을 발사했다.
목격자들은 김씨가 특정한 곳을 겨냥하지 않은 채 총을 쏜 직후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가방에서 유인물을 꺼내 뿌렸으며 보안요원들에게 아무런 저항 없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서툰 영어에 손으로 쓴 유인물은 “빛나는 문명의 21세기에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화와 자유를 누리고 있으나 북한은 기아와 독재적 억압에 신음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10월2일 유엔시민 스티브 김’ 명의로 돼 있었다.
1988년부터 일리노이주의 한 우편물 분류센터에서 일해온 김씨는 “평소 한국 정치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으며 총기를 소지하거나 체포된 적도 없는 조용한 사람이었다”고 그의 아들 마이클 김씨가 미 언론에 밝혔다. 김씨 이웃과 동료들도 김씨가 조용하고 정중한 사람이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전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유엔본부〓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