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수교교섭 월말 말레이시아서 재개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39분


일본과 북한은 이달 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국교정상화 교섭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외무성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또 26, 27일 이틀간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정책에 대한 공조 방침을 확인할 예정이다.

북-일 양국은 지난달 17일 정상회담에서 10월 중 국교정상화 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후 첫 교섭을 도쿄에서 가질 예정이었으나 피랍 일본인 문제로 국내 여론이 악화된 점을 감안해 제3국인 말레이시아에서 갖기로 했다.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은 2000년 10월 제11차 회담 이후 2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국교정상화 교섭이 시작될 경우 납치사건을 전담할 소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북한에 납치돼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일본인 피랍자 5명은 “일본에 귀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납치문제 조사를 위해 평양을 방문해 피랍 생존자 5명을 면담하고 돌아온 일본 정부조사단이 피랍자 가족들에게 전달한 피랍자 비디오에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지는 1965년 주한미군 복무시 월북해 피랍 일본인과 결혼한 찰스 로버트 젠킨스(62)는 북한 영화에도 출연했다고 3일 전했다. 그는 비무장지대에 파견됐던 미 육군 상사로 망명의사를 밝힌 편지를 남기고 월북해 90년대 북한의 ‘이름 없는 영웅’이라는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담당관실에 따르면 1962∼1982년 모두 6명의 주한 미군이 월북했으며 젠킨스씨 외에 3명이 북한에 생존해 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노동당 작전부 내 대일(對日) 공작선 담당부서인 ‘대일727연락소’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부서는 약 1500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3개월 전 “대결을 위한 위험한 일을 하지 말라”며 폐지를 지시했다는 것.

한편 피랍 일본인 문제로 일본 내 여론이 악화된 점을 감안해 일본 정부는 북한 거주 일본인 처들의 일본 고향방문을 11월 이후로 연기할 계획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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