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단 철통 보안…우리측에 논의내용 함구 당부

  • 입력 2002년 10월 3일 18시 52분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대표로 하는 미국 대통령 방북특사단은 방북에 앞서 20시간가량 서울에 머무는 동안 보안유지에 최대한 신경을 썼다.

2일 오후 3시경 서울에 도착한 미 특사단은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임성준(任晟準)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을 만나는 일정을 제외하고는 3일 오전 11시 오산 공군기지를 떠날 때까지 주한미군 부대에 머물며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측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그동안 양국이 협의해온 북-미 대화 구상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북-미 대화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또 핵 미사일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해결 구상이 노출될 경우 북한과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어 더욱 보안을 강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특사단 멤버 중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 담당 대사는 올 4월 초 방한했을 때 기자들에게 “내달 중 방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가 국무부 내에서 한때 곤경에 처했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본국과 협의도 하지 않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혔다고 질책을 받았다는 것. 더욱이 당시에는 북한측이 적극적인 수용 입장을 밝히지도 않던 시점이어서 미국만 체면을 구겼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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