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장남 김정남 러시아 재입국 목격돼

  • 입력 2002년 9월 18일 18시 52분


최근 북-러관계가 다시 밀접해짐에 따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주변 인물들이 모스크바를 빈번히 드나들고 있다.

17일에는 김 위원장의 장남으로 알려진 김정남(30·사진)이 부인으로 보이는 여인과 함께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으로 입국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정남은 이날 오후 4시경(한국시간 밤 9시경) 중국 베이징(北京)발 아에로플로트 항공 소속 SU572편으로 도착했다. 그는 귀빈실에 잠시 머무르다가 마중 나온 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안내로 대기 중이던 검은색 벤츠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목격자들은 “김정남이 검은 양복 차림에 가방을 메고 있었으며 동행한 여인은 검은 바지와 노란색 잠바에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5월에도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WTC)와 엑스포센터의 정보기술(IT) 관련 전시회장 주위에서 자주 목격됐고 이 같은 자신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자 급히 출국했었다. 그러나 현지 외교 소식통은 “그 후 김정남이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와 장기간 머물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남의 어머니 성혜림(成惠琳)도 최근 모스크바를 다녀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본처로 알려진 성혜림은 97년까지 신병 치료차 모스크바 시내 바빌로바 거리의 고급 아파트에 장기 체류했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딸로 알려진 20세가량의 젊은 여성도 모스크바를 자주 다녀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대통령 극동지역 전권대표는 최근 김 위원장에 대해 쓴 ‘김정일과의 동방특급’이라는 책에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때마다 러시아어에 능통하고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 항상 옆에서 수행했다”고 증언한 바 있는데 김 위원장을 만났던 다른 러시아 고위 관리는 이 여자에 대해 “김 위원장이 직접 ‘내 딸’ 이라고 소개했다”고 귀띔했다.

이들의 잦은 모스크바 출입에 대해 한반도 문제 관계자들은 “북한의 경제개혁 추진과 관련해 러시아의 변화의 실체를 파악한 후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거나 러시아측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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