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추위 이후]'화려한 합의' 北 실천이 관건

  • 입력 2002년 8월 30일 18시 32분


제2차 경제협력추진위 남측 수석대표인 윤진식 재정경제부차관(왼쪽)과 박창련 북측 수석대표가 작별악수를 하고 있다. - 연합
제2차 경제협력추진위 남측 수석대표인 윤진식 재정경제부차관(왼쪽)과 박창련 북측 수석대표가 작별악수를 하고 있다. - 연합
30일 남북이 2차 경협추진위원회를 통해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 및 도로연결을 비롯해 그동안 합의한 교류협력사업의 시간표를 확정함으로써 남북관계는 연말까지 숨 가쁘게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미국의 대북특사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등이 9월중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급격한 기류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합의 의미와 전망〓제2차 경추위 합의사항은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7차 장관급회담 합의사항을 구체적 실천단계에 올려 놓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2001년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가동이 중단됐던 각종 남북협력 실무협의 채널이 재가동하게 됐다.

경제적으로는 남북간의 끊어진 철도 및 도로 연결로 남북의 동서 양축을 연결함으로써 물류비를 절감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북 경제공동체 발전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이 철도를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키로 의견을 접근시킴으로써 한반도가 동아시아의 물류 중심지로 부상할 기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또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은 남북 군사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무장지대(DMZ) 공동이용을 위한 협의는 향후 남북의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국방장관회담으로 이어질 단초가 될 수도 있다.

▽향후 과제〓북한이 7차 장관급회담 이후 2차 경추위까지 보여준 적극적인 협력의사 표시는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실천력을 보일지가 문제다.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임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의 추진력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합의사항이 대부분 남측의 ‘일방적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이 같은 의문을 키우고 있다. 차관 형태로 지원되는 쌀 40만t과 무상지원 비료 10만t을 비롯해 철도 도로 공사 자재, 임진강댐 치수를 위한 묘목까지 지원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록 일방적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대북지원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북한이 적극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7월 초에 시작한 ‘경제개혁 실험’과 무관치 않다고 볼 때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하게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합의문 주요내용
일시주요내용
9월16∼18일금강산댐 공동조사 위한 실무접촉
18일경의선 동해선 착공식
셋째 주쌀 40만t 대북지원 시작, 비료 10만t 지원
빠른 시일내투자보장 등 경협4개합의서 발효
10월26일북측 경제시찰단 남한 방문
10월중개성공단 건설실무협의회 개최
11월6∼9일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개최
11월중임진강수해방지 현지조사 착수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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