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서리 '38억 사용처' 말바꾸기

  • 입력 2002년 8월 25일 18시 35분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서리는 올 3월 우리은행(옛 한빛은행)으로부터 빌린 38억9000만원의 사용처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우선 13일 인사청문회 자료로 제출한 재산 명세 중 대출금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자 “매경 관계사 주식 매입을 위해 대출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출 후에도 매경TV(MBN) 등 계열사의 주식 지분 변동이 없다는 사실이 본보 보도(19일자)로 확인되자 “매경으로부터 빌린 가지급금을 갚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고 1차 해명을 번복했다.

그러나 이 해명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본보가 20일자로 매경의 감사보고서에 장 총리서리와 매경간의 가지급금 거래가 기록돼 있지 않아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이후 매경측은 또 다른 해명을 했다.

매경측은 우선 22일 “장 총리서리가 매경 예금(잔고 24억원)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가지급금을 갚았고, 매경으로부터 빌린 가지급금에 대한 이자를 냈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개인 용도로 사용할 돈을 빌리면서 회사 재산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

하지만 이 해명도 일부만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24일자로 장 총리서리가 가지급금에 대한 이자를 내지 않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자 매경측은 “장 총리서리가 대출금과 관련 이자를 변제하지 못해 회사에 채무를 진 상태로 회계장부에 기록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실제로는 이자를 내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장 총리서리는 개인 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은 채 관계사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행사해온 셈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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