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인선 안팎]"지역안배" 다선의원들 대거탈락

  • 입력 2002년 7월 11일 18시 36분


각 당은 국회 상임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의원들의 ‘자리 투쟁’으로 홍역을 치렀다. 본회의 소집이 예고된 11일 오후까지도 자리 배분이 마무리되지 않아 회의가 몇 시간이나 늦어졌다.

▼박종웅 복지위장 맡아▼

▽한나라당〓재선의원들까지 각축을 벌였으나 ‘여성의원 외에 무조건 3선 이상’이라는 원칙이 제시되면서 가닥이 잡혔다.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가 ‘김기춘(金淇春) 법사위원장’ 안을 보고하면서 “같은 재선의원들의 반발이 걱정이다”고 고충을 토로하자 최고위원들이 이 원칙을 제시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까지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 총무가 정무위원장에 신영국(申榮國) 의원을 올리자 이 후보는 “공적자금 국정조사에 대비해 전문성을 갖춘 이강두(李康斗) 의원이 좋겠다”고 한 것.

이 총무가 다시 신 의원을 교육위원장에 추천하자 이 후보가 “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인데 괜찮을까”라고 이의를 제기, 건교위원장에 내정됐던 윤영탁(尹榮卓) 의원과 자리를 맞바꿨다는 후문이다.

자민련에서 옮겨온 함석재(咸錫宰) 법사위원장은 입당 배려 케이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 등이 “자민련이 내부단속용으로 ‘함 의원은 찬밥 신세’라는 소문을 퍼뜨려 난처하게 됐다”며 강력히 밀었다. 그러자 김기춘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나도 다른 당에 가면 국회부의장도 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자임하며 이 후보를 곤혹스럽게 했던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다시는 그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묵계 하에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게 됐다는 것이 이 총무의 설명이다.

▼“표결” “정치적 타결” 고성▼

▽민주당〓당초 3선 이상으로 배정한다는 인선 기준이 지역 안배와 장관 출신 의원 배제라는 기회균등 원칙으로 돌아서면서 다선 의원들이 대거 탈락했다.

이에 따라 막판까지 하마평에 올랐던 이해찬(李海瓚) 김원길(金元吉) 장재식(張在植)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3시간의 마라톤 회의에도 불구하고 운영, 국방, 정보, 예결특위 위원장 외에 4개 상임위원장 자리는 결정하지 못해 결국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정균환(鄭均桓) 총무에게 위임됐다.

오전 회의에서 정 총무가 올린 복수 안에 대해 ‘표결에 부치자’는 주장과 ‘정치적으로 타결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한때 회의장 밖까지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 대표와 정 총무가 인선을 협의하던 오후 2시경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에게 재선의원 프로필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떨어져 인선의 윤곽이 잡히는 모습이었다.

막판에 밀린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한화갑 직계 중심으로 인선을 짰다. 상임위는 재선의원으로는 이끌지 못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선에서 배제된 동교동계 인사들의 불만도 새나왔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국회 상임위원장
상임위위원장(소속당)나이출신지
운영鄭均桓(민)59전북 고창
법사咸錫宰(한)64충남 천안
정무李康斗(한)65경남 거창
재경羅午淵(한)70경남 양산
통일외교통상徐廷和(한)69경남 충무
국방張永達(민)54전북 남원
행정자치朴宗雨(민)64경기 김포
교육尹榮卓(한)69경북 경산
과학기술정보金炯旿(한)55경남 고성
문화관광裵基善(민)52전남 무안
농림해양수산李良熙(자)57대전
산업자원朴尙奎(민)66충북 충주
보건복지朴鍾雄(한)49부산
환경노동宋勳錫(민)52깅원 고성
건설교통申榮國(한)59경북 문경
여성林鎭出(한)61경북 경주
정보金德圭(민)59전북 무주
윤리특위李在善(자)46충남 보령
예결특위洪在馨64충북 청주
한=한나라당, 민=민주당, 자=자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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