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자유투표 표계산 부심

  • 입력 2002년 6월 30일 19시 11분


한 달 넘게 끌어온 ‘식물국회’ 지속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0일 16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일괄타결키로 하고 첫 본회의 일정(7월 8일)까지 잡았다.

▽타결 배경〓양당 총무가 이날 원 구성 시한에 전격 합의한 것은 월드컵 이후에도 양당간 협상문제로 ‘국회 부재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어느 쪽도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를 하진 않았지만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와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최대쟁점이었던 의장단 배분문제에 대해 사실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장 이외에 부의장 1석을 확보하는 대신, 민주당은 부의장 1석과 운영위원장, 그리고 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비율을 인정받는 식이다.

회담 뒤 민주당 정 총무가 “자민련을 배제하고 국회운영이 원만히 이뤄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지만 배분 내용에 대해서까지 극구 부인하는 태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당내 추인과정에서 총무협상 결과가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한나라당 내에선 향후 국회 운영에서 자민련의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의장 1석을 ‘전략적’으로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의장 자유투표 막전막후〓원 구성 문제가 해법을 찾자 각 정당은 사상 첫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놓고 표 계산에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 의석수가 재적 과반수에서 1석 모자라는 만큼 1, 2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수 득표순으로 결정되는 3차 투표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사실상 한나라당 의장후보인 박관용(朴寬用) 의원은 당내 의원은 물론 자민련과 민주당 의원까지 접촉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부의장에는 서정화(徐廷和) 정창화(鄭昌和)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부의장직의 자민련 배려 문제가 있어 당내 의견절충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6선인 김영배(金令培) 의원과 5선인 조순형(趙舜衡) 의원이 국회의장직에 뜻을 두고 있어 후보 단일화 여부가 최대변수다. 당 지도부는 한나라당 박 의원이 1, 2차 투표에서 재적의원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투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의장에는 김태식(金台植) 김충조(金忠兆) 의원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부의장 몫이 배제된 자민련은 양당의 협상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정연욱기자jyw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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