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자식들 문제 책임 통감"

  • 입력 2002년 6월 21일 17시 42분


고개숙인 대통령
고개숙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3남 홍걸(弘傑)씨에 이어 차남 홍업(弘業)씨가 비리연루 혐의로 구속 수감된 데 대해 “모두가 저의 부족함과 불찰에서 비롯된 일로 국민에게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발표한 대국민 성명을 통해 “저는 지금 고개를 들 수 없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 앞에 섰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김 대통령이 아들들 문제로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사과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김 대통령은 성명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저는 자식들이나 주변의 일로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국민 앞에 약속했으나 결국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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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은 또 “지난 몇 달 동안 책임을 통절하게 느껴왔으며 국민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심정으로 살아왔다”며 “제 평생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렇게 참담한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저의 처신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했고 널리 국민의 여론도 살펴봤다. 그 결과 자식들의 문제는 법에 맡기고 저는 국정에 전념해 모든 소임을 완수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 여러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국민에게 아량과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성명에서 향후 민심 수습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아태재단이 지금 사실상 폐쇄돼 있고 부채가 많아 앞으로 그 처리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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