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조명]호남고속철 분기점 유치 '동상이몽'

  • 입력 2002년 6월 9일 22시 40분


대전인가, 충남 천안인가, 아니면 충북 청원인가.

대전시장, 충남지사, 충북지사 후보들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노선이 결정되는 호남고속철도의 분기점을 놓고 동상이몽(同牀異夢)에 빠져 있다.

대전시장후보들은 대전, 충남지사후보들은 천안, 충북지사후보들은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가 분기점이 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후보는 “분기점은 어느 곳이어도 좋지만, 호남고속철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중부권 중심도시인 대전을 꼭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홍선기(洪善基) 대전시장후보도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은 시간 절약이나 노선 단축과 같은 시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전이 최적지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후보는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은 청원이 최적지인 만큼 꼭 성사시키겠다”고 말했고, 자민련 구천서(具天書) 충북지사후보는 “대전 충남 등 이해 관계가 얽힌 지자체에 오송 분기점의 타당성을 설득하고 정치력을 동원해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박태권(朴泰權) 후보와 자민련 심대평(沈大平) 후보 모두 “분기점이 대전까지 내려갈 경우, 시간과 거리 면에서 비효율적이다”며 천안을 분기점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정부는 내년 초 이전까지 호남고속철도의 노선을 확정한 뒤 2004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분기점을 어디로 하느냐를 둘러싼 3개 시 도의 경쟁이 치열해 최종 결정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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