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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5일 2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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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 충남지역에서는 기이하게도 일부 지명도 높은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방송 3사의 공동 토론회를 제외하곤 토론회 참석을 대부분 기피하고 있다.
도시정책포럼 등이 지난달 31일 열려던 ‘대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는 4명의 후보 중 한나라당 염홍철(廉弘喆), 자민련 홍선기(洪善基) 후보가 불참 의사를 밝혀와 무산됐다.
충남지역 시민단체연대와 지역신문협회, 케이블TV연합이 지난달 30일 공동 주최한 ‘충남지사 후보초청 토론회’는 자민련 심대평(沈大平) 후보가 참석을 약속하고도 불참해 ‘반쪽 토론회’가 됐다. 주최측은 한나라당 박태권(朴泰權) 후보측만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졌으나 상호 토론과 비교 질의 등이 불가능해 파행을 빚었다.
심 후보측은 “개인 일정상 토론회 시간을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한달간 토론회를 준비한 주최측은 3일 “대학총장 이임식 참석이라는 개인 일정이 유권자와의 약속보다 중요했는지 의문”이라며 심 후보에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방송 출연이 효과적인 홍보 수단임을 잘 아는 후보들의 이런 행동은 토론회로 상대 후보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지적.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장호순(張浩淳) 교수는 “유권자에 비교 검증 정보를 주려는 토론회를 고의로 기피하는 후보들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월드컵 열기로 그나마 극도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은 가운데 여러 시민단체들이 정성껏 마련한 각종 후보 초청 토론회들이 줄줄이 무산되는 것은 보면서 인지도 높은 후보들의 페어플레이가 아쉬워진다.
(대전에서)
지명훈 사회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