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합동연설회 '구태의연' 여전[새전북신문]

  • 입력 2002년 6월 3일 14시 46분


선거때면 약방의 감초같이 등장하는 합동연설회가 시대 흐름에 뒤쳐진 채 정형화된 과거 형식을 고집하고 있어 후보와 유권자, 모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구태의연한 합동연설회는 후보와 유권자를 연결시킨다는 본래 목적보다는 세과시를 위한 청중 동원, 노점상들의 호객행위로 인한 유권자들의 짜증을 부채질하는 등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1일과 2일 전주 군산 익산을 비롯한 도내 8개 지역에서는 이번 6.13 선거에 출마한 기초단체장, 도의원, 기초의원 후보들의 합동연설회가 일제히 열렸으나 기선제압과 세과시를 위한 후보들의 청중 동원 현상이 어김없이 나타났고 이에 따른 썰물 퇴장 현상이 나타나 연설회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2일 고창에서 열린 군수 후보 합동연설회의 경우 1,500여명의 청중이 참석했지만 한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절반가량의 청중이 한꺼번에 자리를 뜨는 바람에 큰 소란이 일어났다. 또 동원청중에 대해 식사를 제공한다는 등 불법선거운동의 모습도 공공연하게 보였다.

학교 운동장에서 일률적으로 실시된데 따른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1일 오후 2시 도내에서 처음 열린 임실지역 도의원과 군수 합동연설회에서는 30도가 넘는 온도와 높은 지열로 인해 유권자와 후보 큰 불편을 겪었다. 유권자들은 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을 찾았지만 운동장을 둘러싼 노점상들로 인해 후보의 얼굴을 볼 수 없고, 후보는 유권자도 보지 못한 채 허공과 노점상을 향해 연설을 하는 형국이 돼버렸다 .

이처럼 합동연설회가 비능률적이고 불편만 안겨 준다는 지적이 높아지면서 후보와 유권자를 연결한다는 본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형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계절에 따라 과감하게 의자를 갖춘 실내유세를 택하고, 청중을 끌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유권자에게 보다 쾌적한 방청 환경을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동연설회가 본래 취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새전북신문/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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