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무소속 약진…텃밭이 흔들린다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53분


‘텃밭이 흔들린다.’

각 정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일제히 약진하고 있어 ‘무소속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우세 정당 공천을 받는 것보다 무소속 간판이 유리하다는 이유로 현역 기초단체장이 아예 정당공천을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사례도 있다.

▽영남권〓한나라당의‘텃밭’으로 간주되는 부산 16개 기초단체장 중 6명이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 가운데 본래 한나라당 소속이던 이규상(李圭祥·동래) 박대석(朴大錫·영도) 배응기(裵應基·강서) 박대해(朴大海·연제) 이영근(李英根·남구) 후보 등 5명의 현직 구청장이 공천 과정에 불복해 탈당(영도 연제 남구 동래)했거나 아예 경선을 거부(강서)했다.

이들은 현직 단체장으로서의 행정경험과 지명도 등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당선’의 종전 등식을 깨뜨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시지부는 대책을 세우느라 비상이 걸린 상태.

대구지역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나라당 소속 7명의 현역 구청장 중 김주환(金周煥·중구) 후보는 경선 결과에 불복했고 이의상(李義相·서구) 후보는 경선에 불참했다. 이들은 모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울산에서도 3명의 한나라당 소속 기초단체장 중 전나명(全那明·중구) 박진구(朴進球·울주군) 후보가 당의 공천결정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섰다.

▽호남권〓‘DJ 열기’가 식으면서 민주당의‘아성’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광주에선 김재균(金載均) 현 북구청장과 김상집(金相集·서구) 구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단체장선거에 나섰다.

전남에선 당내 경선에서 1, 2위를 차지했던 최형식(崔亨植·담양군) 윤동환(尹棟煥·강진군) 임호경(林鎬炅·화순군) 후보 등이 불공정 경선과 공천취소 결정 등에 반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섰다. 여수의 주승용(朱昇鎔) 현 시장은 처음부터 무소속을 표방해 민주당 후보에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 지역을 무소속 강세 혹은 접전지역으로 보고 있다.

전북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오히려 ‘민주당 프리미엄’을 앞지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측이 전북 도내 기초단체장 14개 선거구 중 우세지역으로 꼽는 곳은 전주 부안 무주 진안 등 5, 6곳에 불과하다.

현지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의 아들 비리로 민주당의 인기가 떨어져 당보다는 후보를 보고 찍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충청권〓자민련도 한나라당의 영향력 확대와 ‘JP 바람’의 약화로 본거지를 자처하는 충남지역 15개 시군에서조차 ‘반타작’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적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장항선 주변의 4개 시군(천안 아산 예산 보령)에서는 함석재(咸錫宰·천안 을) 의원의 탈당까지 겹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지역인 서산 태안지역과 청양 부여지역에서도 한나라당으로 말을 바꿔 타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우가 속출해 ‘안방 반란’이 점쳐지고 있다. 자민련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는 자신의 선거운동보다도 시장 군수들의 지원유세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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