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 대표 “비리의혹 몸통은 DJ” 전면전 선포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40분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15일 기자회견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권력비리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하는 등 김 대통령을 상대로 한 전면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

서 대표는 회견문 거의 전부를 김 대통령 개인에 대한 의혹 제기로 채웠다. 회견문 제목부터 ‘비리 의혹의 몸통은 김대중 대통령-스스로 조사 받고 아태재단은 국고에 헌납하라’였다.

‘이 정권의 부패 게이트는 김 대통령 본인의 게이트이다’ ‘김 대통령이 마치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듯이 위선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청와대 자체가 썩은 상황에서 더 이상 얼버무릴 수 없다’는 등 회견문의 내용과 표현도 험악했다.

서 대표는 14일 대표 취임 후 여러 차례 “앞으로 공중전은 내가 맡는다. 적당히 주변만 건드리며 맴돌지 않고 문제의 핵심을 직접 공격하겠다. 부정부패 척결은 정쟁 대상이 아니다”며 청와대 공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선거정국에서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를 대신해 자신이 ‘악역’을 맡겠다는 뜻이었다.

대통령에 대한 조사 요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은 내우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84조)는 헌법 규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은 헌법 취지상 재임 중인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한나라당은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지 조사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 대표의 회견에 대해 민주당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아무 근거도 없이 대통령에 대한 조사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무책임하다”며 “이런 식이라면 명백한 범법행위로 판정이 난 세풍(稅風) 사건과 안기부 자금 도용 사건의 몸통인 이회창(李會昌) 후보부터 검찰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서 대표의 회견은 대권을 위해서라면 국가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매우 위험한 의사표시”라고 비난했다.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도 논평을 통해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다고 해도 공당의 대표가 국가원수에 대해 이런 음해성 주장을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며 “한나라당은 경제와 월드컵에 힘을 모아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순용(趙淳容)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당 대표의 기자회견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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