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규선씨로부터 돈 수수 터무니없는 주장" 펄쩍

  • 입력 2002년 5월 8일 18시 42분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검찰에서 “최규선(崔圭善)씨로부터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에게 20만달러를 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데 대해 한나라당은 8일 “터무니없는 엉터리 주장”이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면서도 검찰에서 또 무슨 얘기가 나올지 몰라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사자인 윤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송씨가 언제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알 길이 없으나 분명한 사실은 내가 최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에게 제보했다는 증인, 설 의원이 언급했던 녹음테이프, 돈을 줬다는 최씨를 조사하면 진상이 명확하게 드러날텐데 검찰은 이런 조사 없이 주변 사람들의 일방적 진술을 신빙성 있는 것처럼 발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논평에서 “송씨의 진술은 최씨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부터 들었다는 얘기이나 정작 최씨는 돈 준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은 최씨가 ‘돈을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방미(訪美)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진술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최씨는 방미 일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최씨가 미국 유력 인사와의 면담 주선 등을 제의한 적은 있으나 이를 거절했고, 실제 이 후보의 방미 일정은 모두 정재문(鄭在文) 의원과 박진(朴振) 총재특보 등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직접 섭외했다는 것.

그러나 설 의원은 “최씨가 윤여준 의원을 통해 이회창 후보 측에 2억5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며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는 윤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얘기를 송씨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닌 것으로 안다. 시간이 지나면 다 나오게 돼 있다. 문제의 녹음테이프는 현재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늦어도 이달 안에는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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