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인천경선 '힘얻은 대세론'

  • 입력 2002년 4월 14일 18시 41분


13일 인천에서 실시된 한나라당의 첫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득표율이 80%에 육박하는 등 ‘이회창 독주’ 경향이 뚜렷해지자, 다른 후보측은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하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경선 흥행’과 비교해 “굳이 이처럼 긴장감이 없는 경선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마저 나오고 있다.

▽불공정 경선 공방〓이부영(李富榮) 최병렬(崔秉烈) 후보가 불공정 경선을 강력히 문제삼고 있다.

최 후보는 14일 “어느 언론인은 북한 노동당 선거 같다더라”며 “위원장이 장악하고 있는 조직 동원력에 따른 경선이라면 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말했다. 최 후보의 최구식(崔球植) 공보특보는 “이회창 후보측이 ‘울산대회(18일)에서 끝을 내자’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부영 후보도 “인천지역 일반 유권자 중 20대 비율이 23.7%인데 우리 당의 20대 국민선거인단은 2.5%에 그쳐 20대 민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이회창 후보측이 위원장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줄세우기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19일로 예정된 장외 집회에 대해서도 ”경선에 쏟아야 할 당력을 딴 곳에 집중시키는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짓이다”며 ”이회창 후보측은 당을 자기 입맛대로 끌고 가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인천대회〓합동유세에서 이부영 후보는 “4년 동안 그렇게 밀어줬는데도 순식간에 허물어진 (이회창) 후보에게 우리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고, 최병렬 후보는 영남권에 부는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을 언급하면서 ’이회창 필패론’을 부각시켰다.

반면 이회창 후보는 “노풍은 영남인을 부패정권의 상속인으로 내세워 국민의 정권교체 압력을 피해보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음모론’으로 맞받아쳤다.

▽향후 전망〓이회창 후보측은 몰표에 만족하면서도, 내심 부작용을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후보측이 14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울산 경선에서는 각종 선거운동을 자제해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로 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 후보측은 2차 경선지인 울산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부영 후보측도 개혁성향의 울산지역 정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인천〓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한나라당 인천 경선 결과
순위이름득표수(득표율)
1위이회창1111(79.3%)
2위이부영201(14.3%)
3위최병렬79(5.6%)
4위이상희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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