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위급 대화’는 선전용

  • 입력 2002년 2월 22일 18시 18분


북한이 21일 김일성방송대학 특강을 통해 ‘북남 최고위급’ 대화와 협상 진행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우리정부는 일단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의사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는 북남 최고위급 대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인 일. 그러나 특강 내용을 보도한 매체가 대남전용 보도 매체인 평양방송인 데다 그 형식도 남한 및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대학 강의 내용을 통한 것이었다는 점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특강내용의 전체적 취지도 우리 내부의 반미(反美) 움직임을 불러일으키려는 대남 ‘선전전(宣傳戰)’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한다.

또 최고위급대화라는 표현은 남북 장관급 이상의 고위급 협의채널을 뜻하기는 하지만 여기에 기술적 함정도 숨어있다. 북한 방송매체들은 2000년 6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에 열렸던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단독회담’ 또는 ‘회담’으로 표현했다. 북한이 실제 최고위급 회담으로 표현한 것은 김 대통령과 형식상 북한의 국가수반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간의 면담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북한의 최고위급대화 언급이 곧 남북정상회담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는 북한이 다양한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진전에 나쁘지는 않은 신호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비록 간접적인 형식의 표현이지만 이 방송이 한미정상회담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준비하기 위한 북한측의 사전 입장 정리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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