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 측은 북한이 대화를 계속 거부할 경우 외교, 경제적 제재 등 강경책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 정부는 우선 북한에 보다 분명한 대화 의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어서 대북정책의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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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촉구〓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와 남북대화를 병행 추진한다는 입장 아래 북측에 남북대화 재개를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특히 이산가족상봉과 식량지원, 경의선연결 등 남북 현안에 대해 미국 측도 조속한 타결을 촉구한 만큼 조만간 북측에 이들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당국자회담의 재개를 거듭 제의할 방침이다.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앞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강한 대화의지가 북한에 잘 전달되는 것”이라며 “북한이 한미 양국의 대화의지를 잘 이해하고 조속히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에 적극적이고도 전향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대화재개를 위한 유인책 제공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나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대화의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미국도 마냥 북한의 선의(善意)에 맡겨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미간 조율〓정부는 부시 대통령 수행단으로 방한해 주말까지 서울에 머무르는 잭 프리처드 미 국무부 한반도평화회담 특사, 마이클 그린 미 백악관 아시아담당 보좌관과 연쇄 접촉을 갖고 대북 대화 추진방안 등을 조율했다.
이날 김성환(金星煥) 외교부 북미국장 등 정부 당국자들과 실무협의를 가진 프리처드 특사는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2일 오후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남북 및 북-미대화 재개방안을 모색한다.
▽부시 대통령 이한〓부시 대통령은 21일 오전 경기 오산의 미 공군기지를 방문해 “가장 위협적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미국과 우방, 동맹국을 위협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한반도의 평화는 군사력의 바탕 위에 세워져 있다”며 “한반도에 계속 미군을 주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산기지 방문을 끝으로 2박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떠났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