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부시 악의축 발언에 분노"

  • 입력 2002년 2월 17일 18시 56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분노했다고 10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했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대통령 극동지구 전권대표가 전했다. 그는 16일 하바로프스크 지역 언론과의 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과 자신의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그에게 “우리는 북-미 및 북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분노했다”고 털어놓고 “미국의 이전 정부(빌 클린턴 행정부)와 달리 현 (부시) 정부와 나쁜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풀리코프스키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북-미 관계는 러시아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러시아는 북한을 우방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미국과의 관계 역시 협력을 고려해 이전과 다름없는 해결방안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방북 중에 북측과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인테르팍스통신은 “풀리코프스키 대표가 이번 방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폴리코프스키 대표는 “김 위원장과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인도적 지원의 시기는 지나갔으며 상호 호혜 차원에서 양국관계가 발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북을 통해 북측과 낙후된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의 연결문제, 북한철도의 현대화 사업, 북한에 대한 전력수출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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