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저택은 환락의 궁전" 타임지 보도

  • 입력 2002년 2월 14일 18시 41분


‘실내에서 파도타기, 대낮부터 환락 파티, 속살 드러낸 댄서….’

11년 동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경호원으로 일했던 탈북자 이영국(李英國·39)씨가 타임지에 털어놓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은밀한 사생활이다.

타임 최신호(18일자)는 ‘미궁(迷宮) 속의 최고지도자’란 제목의 기사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김 위원장의 개인생활을 상세히 보도했다.

▽김정일의 환락 생활과 성격〓김 위원장의 7층짜리 평양 저택은 실내수영장부터 바, 가라오케 등이 갖춰진 궁전 같은 곳이다. 1층엔 커다란 실내 수영장이 있는데 기계가 파도를 일으키게 돼 있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널빤지를 잡고 파도를 타는 ‘보디 보딩’을 즐겨했다.

그가 수영할 땐 미모의 20대 여의사와 간호사가 물 속에서 함께 수영하며 따라다닌다. 아무도 그들을 의료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락파티는 주로 평양의 두 저택에서 열린다. 파티엔 백두산 불로주에, 초미니스커트에 가슴을 드러낸 여자 밴드와 댄서들이 나온다. 이들은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돼 있으나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자주 술을 권한다. 그래서 파티는 항상 흥건해져서 끝난다.

김 위원장은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이 화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 같은 방에 있을 땐 김 위원장하고만 악수를 해야지 다른 사람들과는 악수도 못한다.

▽이씨의 경호생활 및 탈출 경위〓이씨는 고교시절 경호원으로 선발돼 200여명의 다른 경호원들과 함께 일했으나 1988년 사촌이 김 위원장의 운전사로 선발되면서 경호원을 그만뒀다.

가족 가운데 2명 이상이 경호원이나 운전사로 근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고향인 함경북도 무산으로 돌아왔으나 부모님이 끼니 걱정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암시장에서 라디오를 구입, 남한 방송을 듣다 94년 중국으로 탈출했으나 한국 관리를 사칭한 북한의 안전요원에게 붙잡혀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

수감 중 김 위원장의 운전사인 사촌의 도움으로 4년 만에 요행히 풀려나 2000년 말 다시 탈출해 남한에 정착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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