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전당대회 타협'…與 고문단 최종담판 결론못내

  • 입력 2002년 1월 3일 18시 30분


민주당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3일 하루 동안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두 차례나 열어 대선후보 선출 시기 문제에 대한 최종 담판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4일 열리는 당무회의에서 ‘대타협’이 아닌 ‘표 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후보 선출 시기에 대한
민주당 상임고문단의 견해
지방선거 전지방선거 후기타
한광옥 김영배
조세형 이인제
노무현 안동선
장영신 김기재
박상천 신낙균
(10명)
한화갑
김근태
김중권
정대철
(4명)
정동영
(불참)

▽표 대결로 가나〓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대선후보로 나선 분들이 당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터놓아야 한다”며 “(당 지도부와 대선후보) 중복 출마를 허용하고 4월 중하순에 동시 전당대회를 열자”는 절충안을 내놨으나 무위에 그쳤다.

지방선거전 후보 선출을 주장해 온 이인제(李仁濟) 고문은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당 지도부를 먼저 뽑고 후보는 지방선거 후에 선출하자고 요구해온 한화갑(韓和甲) 고문은 지방 일정이 있다며 회의장을 나가 버렸다.

오후 5시 반부터 회의가 다시 열렸으나 일보의 진전도 없었다. 이인제 고문은 “좋은 결정이든 나쁜 결정이든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결 처리에 반대해 왔던 김중권(金重權) 고문까지 “최악의 경우 표결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그러나 한화갑 고문은 “표결에 들어가면 새로운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근태(金槿泰) 고문은 박상천(朴相千) 고문이 무기명 비밀투표 얘기를 꺼내자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데 표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것도 의원의 양심을 못 믿어 비밀투표라니…”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쇄신연대는 이날 모임을 갖고 표결이 강행될 경우 불참키로 의견을 모았다.

▽비(非) 당권파 4인방의 밀담〓저녁 식사시간. 한화갑 고문을 비롯해 김근태 정대철(鄭大哲) 김원기(金元基) 고문 등 4명은 따로 대책회의를 가졌다.

김원기〓그나저나 오늘 간담회를 어떻게 하면 좋겠나. (합의도 안 되는데) 그냥 마주앉아 얼굴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우리 편이 누가 있나.

정대철〓김기재(金杞載) 고문은 어떤가.

김원기〓김 고문은 (지방선거 전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한화갑〓김중권 고문은 표결을 강행하면 서명운동을 벌여서라도 막겠다고 하지 않았나.

김원기〓김중권 고문도 변했다. 그것은 작년 연말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표결을 강행하면 그런다는 것이고, 오늘 보니까 안 그렇더라. 내일 당무회의에는 쇄신연대 전체가 불참해야지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 가면 모양이 이상하다. 정동영(鄭東泳) 고문은 참석할 것 같던데….

이들은 기자들이 대화 내용을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일제히 입을 닫았다. 그러나 이들도 4일 당무회의가 ‘결전의 장’이 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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