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도피 정치권논란]野 "꼬리자르기 의도" 총공세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8시 03분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가 ‘진승현 게이트’ 재수사 착수 하루 전날인 11월14일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밝혀지자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방조 아래 이뤄진 은폐공작’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30일 성명을 통해 “진승현 게이트의 핵심 로비스트인 김씨의 해외도피는 몸통 보호를 위한 꼬리 자르기”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정현준 게이트’ 및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된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 신양팩토링의 오기준 사장, 리빙TV의 경마중계권에 연루된 윤모씨 등도 외국으로 달아났다”며 “사건 관련자들이 해외 도피한 뒤에야 뒤늦게 체포령을 내리며 난리법석을 떠는 것이 현 정권이 권력형 비리사건을 은폐하는 공식”이라고 비난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도 10개 항의 공개질의서를 내고 “검찰이 출국금지 요청을 하면서 출입국 여부를 조회했다면 이미 김씨의 해외도피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1000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걸고 검거에 전념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시간 벌기가 아니었느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검찰이 40여일씩이나 출국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망신검찰’ ‘무능검찰’임을 드러낸 것인 만큼 검찰 수뇌부를 비롯한 책임자는 당장 사표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도 김씨의 출국 과정에 의문을 표시하고, 김씨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해 진상을 밝힐 것을 검찰에 촉구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래 전부터 언론과 수사기관의 주목을 받아온 김씨가 재수사 시작 하루 전에 어떻게 출국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김씨의 출국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검찰 관계자의 설명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김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것이 밝혀진 이상 관계당국은 인터폴과 미국에 요청해 빠른 시일 내에 김씨의 신병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정훈·윤종구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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