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비리 공방 격화]與 "눈에는 눈…우리도 정보있다"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08분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19일 “한나라당이 음해 공세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우리도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한나라당이 연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두 아들을 거론하면서 ‘진승현(陳承鉉) 게이트’의 ‘몸통’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이날 ‘경고성’ 논평만 냈을 뿐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한나라당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그러면서도 여차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정공법으로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부친의 친일의혹, 당 총재실을 제치고 한나라당 의원과 의원 부인들 줄 세우기에 나서고 있는 안방정치, 큰아들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과 의혹, 한때 인터넷 공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제에 이르기까지…”라며 ‘세간의 의혹’을 슬쩍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누구를 통하면 공천이 빠르다더라’ ‘벤처를 통한 대선자금 조성 의혹이 있다더라’ 등 이 총재 가족과 관련된 여러가지 소문이 떠다니고 있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우리에겐 ‘깜짝 놀랄만한’ 정보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97년 대선 때 이 총재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을 이슈화하는 데 관여했던 한 의원은 사석에서 “내게 많은 정보가 있어. 두고 봐”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맞불작전’이라고 일축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총재단회의 직후 “민주당이 안기부 자금, 국세청 자금 등을 들먹이며 이 총재를 공격하는 것은 이성을 잃은 행동”이라며 “민주당이 근거 없는 폭로로 나오면 정치권은 설자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없는 사실까지 마치 ‘사실’인 양 끌어대는 민주당의 행태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나 다름없다”며 “이번 권력형 비리사건은 국기를 뒤흔드는 일인만큼 정쟁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연욱·정용관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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