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계수조정소위 구성 '헛바퀴' …예결위 야의원 불참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43분


112조58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 계수조정작업이 5일의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구성 합의에 대한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의 거센 반발로 또 다시 답보상태에 빠졌다. 여야는 6일 오전 국회 예결위 간사회의를 갖고 이날 오후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의결하기로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은 전체회의 직전 별도로 회의를 열어 전날 당 지도부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각 5명씩 동수로 소위를 구성키로 합의해준 것을 집중 성토했다.

국회 의석비율 대로 한나라당 5명, 민주당 4명, 자민련 1명으로 소위를 구성하든지 민주당과 동수 구성에 양보한다면 소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당 지도부가 한마디의 사전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민주당에 양보한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당 소속 예결위원 회의에 참석해 “예산안 처리시한은 다가오는데 민주당은 좀체 양보하려고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결정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극구 해명하면서 예결위 전체회의 참석을 종용했으나 의원들은 격렬하게 항의했다. 회의장 밖까지 고성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서상섭(徐相燮) 의원은 회의장을 뛰쳐나오면서 “당 지도부가 우리를 졸(卒)로 보느냐. 나는 못하니까 충성파들을 데리고 잘해 보라”며 예결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정숙(金貞淑) 의원도 “나도 사임하겠다”고 동조했고 오세훈(吳世勳) 의원은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의 재협상을 요구했다.

김부겸(金富謙) 의원도 “다수당으로서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당 지도부가 의석비율이라는 원칙을 깨면서 갈팡질팡하는 것은 비굴한 것이 될 수 있다”고 일침을 놨다.

결국 당 지도부는 예결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더 설득한 뒤 7일 오후에는 소위 구성을 추진키로 했으나 민주당과의 합의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방침이어서 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결위 간사인 김학송(金鶴松) 의원은 “의원들의 반발은 합의내용을 사전에 설명해주지 않은 데 대한 것이다. 지금 와서 소위구성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겠느냐”며 재협상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2002년 예산 계수조정에 관한 여야 입장 비교
민 주 당한 나 라 당
-경기진작 위해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대테러예산 반영
-농어민,중소상공인 지원 확대
-추가 세입예산 확보방안
(국채이자 5800억 절감, 한국은행 잉여금 1 조5000억, 이자소득세 1조1000억, 국채발 행 1조8000억)
-국채이자 등 과다계상분 1조3000억 삭감
-경직성 경비 증가분 2조8000억 삭감
-이전성 경비 증가분 1조5000억 삭감
-국정원 검찰 등 특수활동비 2860억 삭감
-남북협력기금 1000억 삭감
-전남도청이전사업 450억 전액 삭감
-정부시책 홍보예산 증가분 65억 삭감
5조원 증액 6조원 이상 삭감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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