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연대 "우리도 독자안 내겠다"

  • 입력 2001년 12월 4일 18시 46분


민주당 내 개혁파 모임인 쇄신연대가 4일 당 민주화와 쇄신을 위한 독자안(案)을 마련해 공개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쇄신연대의 활동 자제를 촉구해 온 당권파와의 감정대립이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쇄신연대는 △7일 대선후보 선출제도 △11일 당 쇄신 및 국회중심 제도 개선 △13일 사이버 예비선거 등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각각 열어 최종안을 정리한 뒤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이하 특대위)에 제출키로 했다.

쇄신연대측은 “이 같은 구체적인 쇄신안을 제시하는 것은 특대위의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당권파측은 “당 분열로 비쳐질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쇄신연대의 한 의원은 “같은 당권파인 ‘중도개혁포럼’(단장 정균환·鄭均桓 의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면서 왜 우리만 갖고 야단인지 모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쇄신연대와 당권파의 이런 상호 불신과 불만은 당 분위기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쇄신연대의 총간사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이날 이상수(李相洙) 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 예결위원 22명 중 유일한 3선의원인 나를 관례와 달리 ‘계수조정 소위원회’에서 제외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 쇄신연대 일을 하기 때문이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무가 “최근 정균환 의원이 사임한 ‘총재 특보단장’ 자리에 장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달랬지만 장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격노했다는 게 장 의원 측의 전언이다.

중도개혁포럼과 쇄신연대 간의 ‘세(勢) 싸움’이 계속되면서 의원들 간 편가르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당의 쇄신과 발전을 위해 활동을 하고 싶어도 이들 모임에 참여할 경우 다른 쪽으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아예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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