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국회 출석 2野 “힘으로 관철”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19분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국회 법사위원회(26일) 출석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출석 결의안을 표결로 밀어붙일 기세여서 교원정년 연장 법안 처리 문제에 이어 거야(巨野) 대 소여(小與)간의 ‘표 대결 2라운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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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총장 불출석 사유서 요지]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25일 “검찰총장의 출석 문제는 예결위에서 법사위로 넘기기로 여야 총무간에 이미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다. 이제 와서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다수의 힘’으로 신 총장 출석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법사위는 한나라당 7명, 민주당 7명, 자민련 1명의 분포이기 때문에 두 야당이 연합해 밀어붙일 경우 민주당은 교육위에서의 교원정년 연장 법안 처리 때와 마찬가지로 힘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

민주당은 내심 한나라당이 교원정년 연장 법안의 강행 처리에 따른 ‘역풍(逆風)’을 의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소 신축적인 태도로 돌아설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내에서는 한나라당의 궁극적인 목표가 검찰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기보다는 ‘검찰 중립화’에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줄다리기 속에서 민주당이 증인 자격의 법사위 출석이 아니라 간담회 형식으로 검찰총장을 출석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야당이 요구하는 증인 출석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전제, “그러나 간담회 형식으로 출석할 수는 있는 것 아니냐”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여전히 “간담회로 처리하기에는 비중이 무거운 사안이다.

국회가 한가하게 검찰총장 간담회 할 정도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은 3공화국 시절 신직수(申稙秀) 검찰총장이 65∼68년 9차례 국회 출석한 전례가 있다. 이중 4차례는 표결에 의해 출석한 것이고 5차례는 자진 출석한 것이다. 그 후에는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사례가 없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검찰 “국회출석은 안된다”▼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이 국회 법사위의 출석 권고에 응하지 않겠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25일 “전국 검사들을 대상으로 비공식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70% 정도가 현직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이유가 불분명하고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며 “주말 대검 간부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그는 “총장이 출석 요구에 응하면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고 그런 전례도 없다”며 “야당이 총장의 출석을 고집하는 것은 다수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대검은 국회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검찰총장의 출석거부 사유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총장이 국회 법사위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어서 상황은 다소 유동적이다”며 상황 변화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신 총장은 최근 사석에서 “정치권이 납득할 만한 사유를 밝히지 않는 한 탄핵을 당하더라도 후배들이 원하는 임기제를 지키기 위해 사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대검 간부들은 총장이 사퇴하면 함께 사표를 던지겠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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