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가 보는 민주당 사태]“與내분 정계개편 내관될 것”

  • 입력 2001년 11월 4일 19시 28분


李총재 울산등반대회 참가
李총재 울산등반대회 참가
“4, 5년 전보다 더 심한 것 같은데….”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민주당 내분사태를 지켜보는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관전평’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여권 내부에서 종종 권력갈등의 파열음이 빚어지긴 했지만 현 여권과 같이 총체적인 분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얘기였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집권시절인 96, 97년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賢哲)씨를 주축으로 한 ‘신주류’ 그룹이 당시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의 대선 예비주자군에서 민주계 출신 배제 전략을 시도하자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이 공개 반발한 적은 있었으나 당 지도체제까지 흔들리지는 않았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현 민주당 사태의 근인을 여권의 정체성 문제에서 찾고 있다. 여당으로 변신한 뒤 민주당 구성원들의 성향이 다양해져 동질성이 약화됐고 이것이 결국 지도부의 통제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것.

여기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아 2004년 총선에서의 공천권 행사를 통한 김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점도 여권 내 구심력 회복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민주당의 내분 사태가 당권 차원을 넘어 내년 대선 이후 정치권 개편까지 염두에 두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어차피 현 여당은 의석수가 과반수에 훨씬 못 미치는 만큼 ‘수(數)의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렸을 것”이라며 “민주당 사태의 진전 여하에 따라서는 다당(多黨 )체제를 유도하는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조기에 몰아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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