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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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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석비서관은 자신이 뭐라고 얘기를 해봤자 민주당 내 쇄신론자들을 더욱 자극할 뿐이며 결과적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해 반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심기가 편치는 않은 모습이다. 당에서 실명으로 정계은퇴를 요구한 데 대한 소감을 묻자 박 수석비서관은 “기자들도 그러는 게 아니다”며 답변을 피했다.
박 수석비서관 주변에선 당 쪽에 대해 대놓고 불만을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측근은“솔직히 박 수석비서관만큼 열심히 일한 사람도 거의 없다”며 “재·보선 패배와 박 수석비서관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퇴진 운운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 측근은 또 “특정인을 거명하면서 정계은퇴 운운하는 것은 정치도의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박 수석비서관이 은퇴해서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겠지만 지금 국면은 그런 식의 대처로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지금 여권에서 정치 코디네이터로서의 박 수석비서관을 대신할 만한 인물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데 무조건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