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관변단체 예전같지 않네"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8시 52분


22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3개 지역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25일 서울 구로지역의 한 관변단체가 야유회를 떠나는 것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 관변단체에 소속된 민주당 지지자 한 사람이 “투표일에 야유회를 가자는데, 이는 우리 발목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제보를 해왔기 때문.

최명헌(崔明憲) 고문이 “어떻게 관변단체가 투표일날 야유회를 갈 수 있느냐. 투표를 해야지”라고 개탄했으나, 한 당직자가 “그 단체가 여당 편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 구 여권 인맥이 그대로 있어 야당과 친하다”고 말을 받았다.

이 당직자는 “혹시 그날 모여서 ‘투표하고 갑시다’라고 일제히 투표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닌지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자 이 자리에 있던 많은 당직자들이 “관변단체가 어떻게 야당과 가까울 수 있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재·보선 지역에 파견된 민주당 당직자들의 푸념도 적지 않다. 서울 동대문을에 파견된 한 당직자는 “관변단체 관계자들은 옛날 여권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사람들이라 우리와는 아예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직능단체들의 움직임도 ‘친여(親與)’ 일변도였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금년 5월27일 전국음식점중앙회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직능위원장 출신인 하림각 대표 남상현씨가 당선되기도 했다. 전국음식점중앙회는 직능단체 중에서도 회원이 많고 영향력이 큰 단체로 꼽혀 민주당측은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12월에 열리는 서울시 개인택시연합회 이사장 선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회원이 4만4000여명에 이르는 데다 ‘움직이는 여론 제조기’로 불리는 택시운전사들의 이사장 선거에서 반여(反與) 인사가 선출될 경우 내년 양대 선거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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