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김홍일 여운환 우연한 만남이냐”…의혹거듭제기

  • 입력 2001년 10월 21일 19시 09분


한나라당은 21일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과 모 기업체 스포츠단 정학모(鄭學模) 사장의 해명기자회견(19일) 내용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내놓고 “두 사람의 기자회견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이용호 게이트’ 연루의혹을 되풀이 제기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김 의원이 이용호씨의 로비창구인 여운환(呂運桓)씨를 접하게 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8월초 제주도에 갔을 때 정 사장이 ‘아끼는 사업가 후배’라며 여씨를 소개했다고 했는데, 이는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 즉 여씨가 정 사장의 사전통보를 받고 호텔에 찾아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8월7일 프로야구단인 기아타이거스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 내려간 김 의원을 정 사장이 굳이 여씨가 사장으로 있는 광주 프라도호텔로 데려가 식사를 한 것도 여씨를 김 의원에게 연결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김 의원과 정 사장이 이용호 게이트가 터지기 직전에 접촉했다는 사실은 누가 봐도 수상쩍다”며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사람을 만나고 밥 먹는 게 무슨 죄냐’고 항변하지만, 대통령의 아들로서 사람을 가려서 만나야 마땅하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또 ”정학모 사장이 지난달 말에는 여운환씨를 모른다고 잡아뗐는데 19일 기자회견에서는 ’옛날에 알던 사이’라고 말을 뒤집었다”고 지적하며 “이 정권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고,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단순히 사람을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는 특정인을 만나 의혹을 받을 행동을 했느냐 여부”라며 “한나라당식 주장대로라면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두 아들의 군복무 면제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발뺌한 것은 후안무치한 거짓말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행태는 끊임없이 국정혼란과 사회불안을 조장해 또다른 경제위기를 조성, 어떡하든 정권을 잡아보겠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근거도 없이 말꼬리잡기식 정치공세를 펴는 것이 이회창식 정치냐”고 물었다.

<김정훈·윤종구기자>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