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국회로 번진 재보선 '진흙탕 싸움'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36분


與野 원고수위 줄다리기
與野 원고수위 줄다리기
여야는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10·25 재·보선에 출마한 상대당 후보를 서로 맹비난했다.

먼저 민주당 김태홍(金泰弘) 의원이 “한나라당의 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사람이고, 강원 강릉 후보는 부친의 친일경력으로 야당에서도 공천 부당성이 제기됐던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한나라당 의석에서 “너희들이나 똑바로 하라”는 야유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나라당의 서울 구로을 후보는 해외의 많은 대학을 수료했으면서도 출국 사실이 없거나 해외 체류기간이 2주에 불과하다”며 비난을 계속했다.

이에 한나라당 김정숙(金貞淑) 의원은 당 지도부와 상의한 뒤 원고에 없던 내용을 급히 추가해 “민주당의 동대문을 후보는 청와대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해서 공천받은 위선 정치인이고, 구로을 후보는 서울과 경기 및 전국구를 거친 철새 정치인”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그만해”라고 소리치자 “(민주당은) 지난번 구로을 보궐선거에서 ‘50억원설’로 금권타락선거의 표본이란 말을 들었고, 이번엔 더 많은 돈을 뿌린다는 설이 파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충질의에서는 후보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등 더욱 노골적인 선거전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이 “선관위와 해당 대학이 우리 후보의 학력을 인정했는데도, 이 정권이 얼마나 초조하면 허위사실로 인격모독을 하느냐”고 따지자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다시 “그 후보는 상습적 음주운전자”라고 비난했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선거운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의원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당 차원의 공방도 계속됐다.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국회를 선거운동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여당의 불법선거가 계속되면 선거포기 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야당이 선거 판세가 불리해지자 국민 주권을 무시하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