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금강산개최 거부…"서울서 열자" 北에 역제의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28분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홍순영(洪淳瑛) 통일부 장관은 16일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2차 당국간 회담(19일)은 설악산에서, 2차 남북경협추진위원회(23∼26일)는 서울에서 각각 개최하자고 북측에 수정 제의했다.

홍 장관은 북측 김영성(金靈成) 단장 앞으로 보낸 대북 전화통지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4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사업 일정을 하루속히 새롭게 마련해 추진하자”고 촉구했다. 남측의 이 같은 제의는 북측의 금강산 개최 주장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일단 2차 금강산 당국간 회담의 연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이날 홍 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측이 이산가족 교환일정을 새로 제시하거나 연기 사유 등을 밝히지 않을 경우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해 금강산 당국회담 등의 개최가 어렵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에 대한 북측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경우 남북간에 합의됐던 각종 당국회담이 모두 연기되고, 대북 식량지원 문제도 이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북측은 이날 오전 박창련 남북경협추진위 북측 위원장 명의의 전통문을 남측에 전달하고 “2차 경협추진위원회를 23일부터 26일까지 ‘안전성이 담보되어 있는’ 금강산에서 갖자”고 제의해 왔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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