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내용과 의미]공허한 약속뿐…‘빈 손’ 방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첫 한국방문을 마치고 15일 촉박한 시간 속에서 치르고 떠났다. 그는 체류 중 역사교과서 왜곡과 신사참배, 꽁치 파문 등 양국관계를 냉각시켰던 주요 현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일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종전의 수준을 넘지 못했고, 약속들은 실효성이 확실히 담보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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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왜곡이나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꽁치 분쟁까지도 양국간 실무협상으로 미뤄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측이 얼마나 실천적 의지를 갖고 이런 현안들의 해결을 위해 노력할지 의문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많다.

사실 이런 문제점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 결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고이즈미 총리의 방중을 수용하자 정부가 돌연 그의 방한 요청을 받아들인 것과, 일본측이 자국(自國)의 사정을 내세워 일정을 단축해줄 것을 요구했을 때 이미 빈보따리 외교 가 예상됐었다는 얘기다.

결국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이 진정한 평가를 받으려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일본측이 말보다는 실천 을 앞세울 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방한 의미와 한계를 점검하고 향후 한일간 현안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