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테러사태이후 군경계 강화…위기관리태세로 전환

  • 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35분


북한군은 지난달 11일 미국 테러사건 발생 직후 전군에 경계강화 지침을 내리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을 예의 주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4일 “북한군은 미국의 테러사건 직후 지상군은 물론 해공군에 경계근무 강화 지침을 내리고 위기관리 태세로 전환했다”며 “이는 우리 군이 취한 조치에 따른 반작용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미국의 군사작전에 따른 첨단병기 이동과정을 비롯해 태평양지역의 병력이동과 대체병력 증원 등에 특히 민감한 것 같다”며 “이런 과정들을 면밀히 분석해 기존 군 작전교리를 발전시킬 때 새롭게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담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호방문 일정 등을 연기한 것도 북한 군부의 이러한 움직임과 내부 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은 1991년 걸프전 때도 비상태세에 들어가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갱도생활로 전환하는 등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했으며, 이후 기존 지하시설의 안전심도를 보강하고 지하격납고에서 직접 발진할 수 있는 활주로 공사를 실시하는 등 군사시설 지하화를 추진했었다.

이와 관련,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은 12일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면담 자리에서 북한군의 동향을 묻자 “최근 근무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4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격에 따른 한반도 증원전력 전개에 대해 “미국이 11일 본토에서 1개 대대급의 공군부대를 끌어내 남조선에 배치했다”고 남한 언론 보도를 인용해 논평 없이 짤막하게 보도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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