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초 식량 70만t 요청…기대못미치자 이산상봉 연기"

  • 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11분


북한이 장관급회담을 비롯한 각종 남북간 접촉 과정에서 남측에 식량 70만t을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측은 지난달 중순 5차 장관급회담 때 남측이 쌀 30만t 이상을 북한에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이미 알고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요구했다”고 전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측은 40만t(쌀 30만t 포함)만을 지원할 것처럼 보였고 이것이 북측으로 하여금 이산가족 교환 방문을 연기하게 만든 한 이유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측은 특히 남측이 정부 보유미를 보낼 것으로 알려지자 오래 된 ‘재고미’를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가졌고 이를 남측에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14일 북측의 구체적인 식량 요구량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정부는 15일 민주당과의 당정협의를 통해 북측의 이산가족 방문 연기에 따른 대북 쌀 지원 문제 등 후속조치를 협의하고 이르면 1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10월에 열릴 각종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14일 “대북 식량 지원 문제는 23일로 예정된 2차 경협추진위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이 회의가 서울에서 열릴 차례인 만큼 북측이 끝까지 금강산 개최를 고집할 경우 쌀 지원과 회의 개최 여부가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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