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北까지…” 곤혹스러운 여권]

“국회에서는 매일 ‘색깔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북한까지 말썽이니….”

민주당의 한 인사는 13일 한숨을 쉬었다. 또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이해할 수 없다”며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륜의 문제를 대하는 북한의 태도를 남한의 온 국민이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북한에 대해 이처럼 깊은 유감을 표하고 정부측에도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지만 당 차원에선 달리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북한의 ‘비례(非禮)’가 가뜩이나 현 정권의 대북 포용정책을 불만스러워하는 보수층을 자극해 향후 대북정책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야권을 중심으로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쌀 지원을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좋지 않은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갈 수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당직자회의에서 대북 쌀 지원을 ‘인도적 차원의 문제’라고 규정하고 쌀 지원 방침을 재확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쌀 지원이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농업정책적 측면도 고려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북한의 진의 파악에도 골몰하고 있다. 이낙연(李洛淵) 제1정조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모두 600여 가족의 상봉이 이뤄졌는데 북한에서 안심하고 내놓을 만한 가족이 고갈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일부 국민은 북한이 자기들에게 이익이 될 만한 것만 챙기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안 들어주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라며 “매우 곤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