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박명환(朴明煥)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남한의 우방국에 대한 지원을 문제삼아 북한이 행사를 연기한 것은 남한에 대한 명백한 압박”이라면서 “북한이 어렵사리 재개한 이산가족 상봉을 이유 없이 파기한 것은 더 이상 북과 대화해 봐야 소용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해 숨지는 이산가족이 수백명인데 이들의 염원마저 저버리는 북한에 인도적 조치를 취해야 할 이유가 뭐 있느냐”며 “북한이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상 쌀 200만섬 등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관용(朴寬用) 의원도 “북한이 이벤트성 행사마저도 트집잡아 일방적으로 연기를 통보한 것은 북한이 변한 게 없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금강산 육로 관광과 경의선 철도 연장 등을 할 자신도 의지도 없는 데서 나온 트집잡기”라고 분석했다.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 “이번 사태는 거듭된 북한의 일방적 회담 연기와 대화 중단 등에 현 정권이 굴욕적 대북협상으로 일관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행사는 당국간 약속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약속이며, 이산가족들도 간절히 고대하고 있는데 남한 내 이상기류를 이유로 행사를 연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송훈석(宋勳錫) 수석부총무는 안택수(安澤秀) 의원의 발언으로 촉발된 국회 파행사태를 거론하며 “원인 제공을 한 사람들에게 비난이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