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방전 가열…선관위 '혼탁' 집중단속 착수

  • 입력 2001년 10월 6일 18시 51분


민주당이 6일 10·25 재·보선에 출마할 한나라당 공천자에 대한 대대적인 인신공격을 벌이자 한나라당도 민주당 공천자들을 상대로 즉각 반격에 나서 중앙당 차원의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여야는 특히 후보등록(9, 10일)과 함께 개시되는 공식선거운동기간 전부터 이 같은 비방전에 뛰어듦으로써 중앙당이 재·보선의 조기 과열 및 혼탁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후보비방▼

민주당은 5일 한나라당 이승철(李承哲·서울 구로을) 공천자의 허위학력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6일 홍준표(洪準杓·서울 동대문을) 최돈웅(崔燉雄·강원 강릉) 공천자를 각각 ‘선거사범’과 ‘친일파 후손’이라고 비난하면서 “‘범법자 우대공천’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논평에서 “송파가 버린 선거사범(홍준표 공천자)을 동대문에 공천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동대문을 ‘송파의 쓰레기 하치장’ 정도로 치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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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보선 주말 총력전 돌입

그는 또 “최씨(최돈웅 공천자)의 부친은 조선총독부 고문인 ‘중추원 참의’와 ‘흥아보국단 강원도 단장’을 지낸 대표적인 친일파로서 일제에 비행기까지 헌납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재·보선 선거구 3곳 중 2곳 이상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대책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반격▼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여당 공천자들의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빠지면서 벌써부터 패색이 짙자 야당 공천자들에 대해 중상모략과 비방을 일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승철 공천자에 대한 인신공격은 여권이 비장의 카드로 내세운 김한길 후보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고 구로을이 ‘민주당 정치배들의 쉼터냐’는 주민들의 원성이 높자 억지 폭로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광근(張光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허인회(許仁會·동대문을) 공천자는 총선 때 9명을 위장전입시킨 인물이며, 김한길(구로을) 공천자 또한 철새정치인의 전형으로 향후 이 지역에서는 지나가던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닐 정도로 돈바람이 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선관위 단속▼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재·보선이 내년 양대 선거를 의식한 중앙당 차원의 과도한 개입으로 이미 과열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 179명의 전담 직원을 3개 재·보선 지역에 배치해 불법선거운동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이번 재·보선과 관련, 선관위가 적발한 불법선거운동 사례는 6일 현재 12건(수사의뢰 1건, 경고 6건, 주의 4건, 사직당국 이첩 1건 등)에 이르고 있다.

<문철·김정훈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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