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美미첼 전의원과 환담 "美테러응징 협력할 것"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37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지 미첼 전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를 접견하고 미국의 테러 참사 및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제16회 인촌기념강좌에 미첼 전 의원을 연사로 초청한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의 현승종(玄勝鍾) 이사장과 고려대 김정배(金貞培) 총장, 동아일보 김학준(金學俊) 사장이 함께했다.

김 대통령은 “이번 미국의 테러 사태는 전세계 국가와 국민에게 가해진 것으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한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정신에 따라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함으로써 남북간 교류협력과 긴장완화를 통해 평화공존 체제를 구축하고 궁극적인 평화통일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햇볕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미첼 전 의원은 “미국내에서는 테러가 용서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로 반드시 근절돼야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성립돼 있지만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응징 대상을 오사마 빈 라덴을 중심으로 한 테러리스트집단으로 삼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결정은 지혜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미첼 전 의원은 또 “이번 테러는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세계적 위상과 관련돼 일어난 사건으로 미국은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과 방향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첼 전 의원은 이어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미 국민 대다수가 한반도의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며 “속도 등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으나 올바른 방향이므로 계속 추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며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접견 말미에 김 대통령은 미첼 전 의원과 현 이사장, 김 총장, 김 사장에게 “오늘 열리는 인촌기념강좌가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첼 전 의원은 김 대통령 접견에 이어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으로 이한동(李漢東) 총리를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오찬 대화를 가졌다.

이 총리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의 먹구름은 많이 얇아졌지만 평화정착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미첼 전 의원은 “반세기 만에 이뤄낸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에 대해 미국인들은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첼 전 의원은 이어 신라호텔에서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베푼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평소 미첼 전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미 대통령장애인정책보좌역 강영우 박사(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 교수)도 참석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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