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시다발 테러 비난… 어젯밤 논평없이 보도

  • 입력 2001년 9월 13일 01시 21분


북한이 12일 미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를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다 줬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비극적인 사건은 테러리즘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모든 형태의 테러, 그리고 테러에 대한 어떤 지원도 반대하며 이 같은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이번 사건도 이 같은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날 오후 8시 정규뉴스시간을 통해 “미국에 대한 전례 없는 ‘습격사건’들이 일어나 전국이 대혼란 속에 빠져 들어갔다”고 미국의 CNN 방송 등 외신을 인용해 미국 테러 사태에 대해 논평없이 보도했다. 이는 사태 발생 하루 만에 처음 나온 보도이다.

87년 대한항공(KAL) 858편 폭파사건으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던 북한은 90년대 들어 기회 있을 때마다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테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발표한 북-미 공동코뮈니케에서 “모든 국가와 개인에 대한 테러행위를 반대한다”는 정책을 확인하고, 테러에 대한 모든 국제협약에 가입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북한은 심지어 미국이 올해 5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을 때조차 “우리는 온갖 형태의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원칙적인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북한은 당분간 대미 비난도 자제할 공산이 크다. 이번 사태의 불똥이 북한에 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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