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표결’이후]JP ‘착잡’…“공조해서 얻은게 뭐있나”격앙

  • 입력 2001년 9월 2일 18시 38분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전야인 2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측근들이 전하는 JP의 심중은 복잡하다. 불만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는 듯하다.

JP의 한 측근은 “청와대가 문제해결 노력도 없이 되레 ‘반통일 세력’ 운운하는 데 대해 (JP가) 큰 배신감을 갖고 있다”며 “표결 이후 갈라서면 당분간 양쪽이 모두 힘들어질 것이고, 특히 힘든 것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전 내내 JP의 서울 신당동 자택에 머물렀던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아직도 늦지 않았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입장변화가 있길 바란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공조다”며 “(표결 후 각자) 제 갈 길을 간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JP는 1일 자민련 의원총회에 참석해 “(임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이) 표결까지 가게 돼 안타깝다”며 격앙된 어조로 여권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다음은 JP의 발언 요지.

“왜들 그렇게 이유를 대는 거야? 임동원 장관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야. 법무부에서도 그런 사람 (평양) 가면 안된다고 내부의견을 문건으로 냈다는데 그것도 무시하고 말이야…. 내가 공조를 생각해서 임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면 좋겠다고 했는데, 저쪽에서 한다는 소리가 뭐 반통일세력이라고? 그걸 말이라고 하나.

자민련이 공조하면서 단 것만 빼먹는다고 하는데 뭘 빼먹었단 말인가. 솔직히 말하지. 자민련이 공조해서 얻은 게 뭐야? 여기 여러분들 단 것 뭘 먹었나? 단 것 빼먹은 건 민주당 아니야? 우리는 당사도 변변치 않은데 저기 민주당은 번듯한 당사에다가….

우리 사회에 말없이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지금은 뭐 한줌도 안되는 사람들이 평양이다 금강산이다 갔다 오고, 남북 화해협력이 증진됐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야. 이런 식으로 가다간 언젠가 걱정의 목소리가 터지게 돼 있어. 이런 저런 걱정의 목소리를 다 아울러서 통일의 길에 한발짝씩 가는 거지.

나는 솔직히 투표까지 가는 걸 원치 않아. 투표 안하고 해결봤으면 좋겠어. 그런데 표결을 하게 됐잖아. 최악의 경우 우리 뜻을 보여줄 수밖에….

이런 걸 두고 일부에서 ‘대망론’이다 뭐다 연결시키는데 나 그런 것 없어. 내가 그런 생각을 갖고 이렇게 할 것 같으면 1980년에 벌써 했을 거야.

임 장관이 자진사퇴하는 것이 공조유지야. 그것이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더는 밑거름이 될 것이야. 나는 우리가 공조를 깨지 않는다고 했어. 표결까지 가면 후유증이 많을 거야.

중용지도란 기스(흠)가 안나게 하는 건데…. 3일 표결한다는데 잘들 생각하시오. 그 후로는 (공조를) 복구하기 힘들거야.”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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