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민생투어'…중년실직자들 재취업 고충 호소

  • 입력 2001년 8월 13일 02시 16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한 기원을 찾았다.

이 총재는 기원에서 바둑을 두던 50여명의 회원들을 보자마자 "오늘은 내 얘기를 하기보다 서민생활이 어떤지 직접 듣기 위해 온 것이다"고 말한 뒤 이들의 얘기를 들었다.

대부분 퇴직교사, 전직 은행원, 중소기업인, 자영업자인 회원들은 "샐러리맨은 실직 후에 음식점 밖에 할 게 없더라" , "40대 이상은 자녀 교육에 돈이 많이 드는데 재취업이 오히려 더 어렵다"는 등의 고충을 쏟아냈다.

남경필(南景弼) 총재비서실 부실장은 이날 행사를 '리스닝 투어(Listening Tour)'라고 명명했다. 그간 이 총재의 민생 탐방 행사가 밑바닥 여론을 듣겠다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홍보용에 그쳤다는 내부 비판이 없지 않아, 앞으로는 '듣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

이 총재는 다음 리스닝 투어의 대상을 30대 맞벌이 부부로 정해놓았다. 그러나 총재 비서실은 막상 어디에 가야 30대 맞벌이부부를 만날 수 있을지 몰라 고심하고 있다. 유치원의 학부모 참여수업과 주말 대형할인매장 정도가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이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