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운용 방향 비판]野 "터무니 없는 소리"

  •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48분


정부가 2일 현 경제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 머지않아 국내 경제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데 대해 한나라당이 연일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반대 견해를 펴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당내 회의에서 보고한 ‘정부의 하반기 경제 운용 방향에 대한 평가’에서 정부의 상황 인식 자체를 문제삼았다.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당초 전망(5∼6%)보다 낮은 4∼5%로 조정하면서 내년 이후에는 5∼6%대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수출증가율과 설비투자증가율이 계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실정 등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것.

한나라당은 또 다른 보고서 ‘최근 경제동향 평가 및 하반기 주요 정책 과제’에서 ‘현 상황은 일시적인 성장률 등락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 위기 상황으로 보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 경제실적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지극히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국민임대주택 건설 실적이 계획의 2%, 주거환경 개선 사업 지원이 목표의 7%, 공기업 자회사 민영화 실적이 예정의 8%에 불과해 정부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됐다는 것.

한나라당은 이어 정부가 5조1000억원 상당의 추경예산을 편성하며 재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려 하는 데 대해 ‘지금은 재정의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며 반대했다.

또 정부가 기업활력 회복을 위해 금융 및 세제 지원을 중점 추진키로 한 데 대해서도 ‘기업활력 부족은 자금 부족이 아니라 불투명한 기업환경에 기인한다’며 투명성 제고를 촉구했다.

특히 기업 규제에 대해선 ‘정부가 상반기에 일부 규제 완화를 추진했으나 기본적으로 규제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엽적인 문제만 해결하는 식이어서 효과가 의문이다’고 평가했다.

임태희(任太熙)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5일 “정부는 현대 대우 등 부실기업 문제가 대부분 일단락됐다고 하지만 실제 내용을 알아보면 문제 처리를 미뤄놓았을 뿐 해당 기업의 수익성 증대 방안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며 “획기적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우리도 정치불안과 노사분규가 없으면 중국처럼 8%대 성장을 계속할 수 있겠지만 여건이 그렇지 않다”며 “불침 항공모함이라고 하는 일본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4, 5% 대 성장을 하는 것은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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