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이모저모]단둥→베이징→상하이 기차로 이동

  • 입력 2001년 1월 16일 18시 31분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5월 방중 때처럼 여러 가지 정황에 의해 간접적으로 확인될 뿐 중국이나 북한 당국에 의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채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오후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일본 우호단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기자들이 김위원장이 방중했는지를 묻자 “부타이칭추(不太淸楚·잘 모른다)”라고 답변. 이 말의 뜻은 긍정도 부정도 아니어서 질문을 했던 일본 기자들이 오히려 더 혼란해졌다고.

○…16일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에서 김정일 위원장 일행이 탄 것으로 보이는 10대의 차량행렬이 국제컨벤션센터 쪽으로 이동했으며 이 건물 주변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상하이대극장의 한 관계자는 김위원장이 17일밤 특별공연을 관람할 계획이라며 17일 오후 또는 18일에는 극장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관람권을 발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은 지난해 방문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모습. 지난해에는 대사관주변의 상가를 철거하고 벽에 새로 칠을 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으나 이번에는 대사관 직원들도 외부와 한가롭게 전화통화를 하는 등 느긋한 분위기.

○…김위원장은 지난해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특별열차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열차 선호 경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

김일성(金日成)주석도 생전에 항공기 이용을 꺼리고 열차를 고집했는데 이 때문에 김위원장 부자에게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설이 있는 반면 열차를 이용한 방문은 중국과 북한의 오랜 외교적 관행이라는 분석도 있다.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베이징까지는 열차로 8시간,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는 10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김위원장은 평양에서 상하이까지 20여시간을 계속 달린 셈.

○…베이징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한 관계자는 12일 중국 군부 인사로부터 김위원장이 15일 방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방문준비를 위해 지난주 평양에서 전세기로 10여명의 북한 준비요원이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베이징의 한 공안관계자는 “김위원장의 방문으로 바쁘냐”는 질문에 “사람이 많아서 괜찮다”며 방문사실을 간접시인.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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